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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의 공범들, 겹지방을 방관할 것인가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공지능(AI) 기반의 영상 합성 기술인 '딥페이크(Deepfake)'가 등장했다. 초기에는 영화 산업이나 미디어 분야에서 긍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를 모았으나, 지금은 범죄에 악용되는 대표적인 기술이 되었다. 특히 텔레그램을 중심으로 '겹지방'이라는 은밀한 공간에서 불법적으로 제작된 딥페이크 영상이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범죄가 단순한 일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겹지방'이란 무엇인가?
'겹지방'이라는 단어는 '겹치는 지인'을 뜻하는 은어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텔레그램에서 운영되는 채팅방으로, 지역별, 나이별, 학교별로 나뉘어 존재한다. 이 방에 참여한 사람들은 자신의 지인의 신상 정보를 공유하며, 공통으로 아는 인물을 찾아낸다. 그리고 인공지능을 이용해 해당 인물을 합성한 성범죄물을 만들어낸다. 말 그대로 '디지털 성범죄의 공범'이 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채팅방이 단순한 검색만으로도 쉽게 찾아낼 수 있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점이다.
딥페이크 기술의 악용과 피해자
딥페이크 제작 방식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 일부 사용자는 '디핑(Deeping)'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자신이 만든 가짜 영상의 품질을 자랑한다. 이들은 해외 포럼에서 유료로 딥페이크 제작 도구를 구매하거나, 오픈소스 AI 기술을 활용하여 영상을 만든다. 또한, 이 영상들이 특정 웹사이트나 SNS를 통해 유포되며 2차, 3차 피해자가 발생하는 현실도 목격할 수 있었다.
이러한 범죄는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SNS에 올린 평범한 사진만으로도 딥페이크 영상이 제작된다. 피해자는 대부분 이러한 일이 발생한 후에야 자신이 표적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딥페이크 영상이 일단 인터넷에 퍼지고 나면 완전히 삭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법과 제도의 한계
문제는 법과 제도가 이들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2020년 개정된 성폭력처벌법에 따르면, 딥페이크 영상 제작 및 유포 시 최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범죄를 수사하고 처벌하는 과정은 더디기만 하다. 해외 서버를 이용하는 경우 단속이 어렵고, 익명성을 유지하는 가해자를 추적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신고가 접수되더라도 법적 대응이 늦어지는 동안 피해자의 고통은 계속된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제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이런 현실을 그대로 방관할 것인가? 기술 발전을 이유로 이러한 범죄를 막지 못한다면, AI는 인류에게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될 것이다. 정부는 보다 강력한 법적 조치를 마련해야 하며, 국제적인 공조를 통해 해외 서버를 통한 불법 영상 유포를 차단해야 한다. 또한, IT 기업들은 AI 기술을 활용하여 딥페이크 탐지 및 차단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개인적으로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SNS에 사진을 올릴 때 보안 설정을 강화하고, 의심스러운 링크나 초대장을 무심코 클릭하지 않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한, 피해자가 발생했을 때 사회적으로 이를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대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사회 전체가 나서야 한다
겹지방과 같은 범죄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사회 전체가 나서야 한다. 이것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직면한 심각한 사회적 문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강력한 대응과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제는 행동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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